갱년기 항문 가려움증 항문소양증 단순히 피부 가려움증 문제가 아닌 이유

갱년기 들어서면서 항문 가려움증이 엄청 심해졌어요. 갱년기에는 호르몬 변화때문에 몸이 많이 약해진다던데 그래서 일까요? 피부가 약해져서 자꾸 가렵고 그런건지..너무 불편하고 힘든데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먹고 연고 발라도 낫지를 않네요. 대체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는 걸까요? 제가 피부가 원래 좀 약하고 트러블이 잘 생기는 편인데, 몸이 약해지니까 항문까지 가렵고 약해진걸까요? (50대/여 항문소양증)

 

만성 피부질환 치료 임은교 한의사

안녕하세요. 건조함 잡는 한의사 임은교입니다.

 

항문 가려움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 밤에 잠자리에 들어 몸이 따뜻해질 때, 배변 후에 화장지로 닦았을 때, 항문이 땀 등으로 인해 뜨거워져 있을 때 가려움이 심해지는 경험을 하고 계실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환자들은 밤에 자다가 너무 가려워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항문 부위 가려움을 유발하는 이 증상은 ‘항문소양증’이며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시지만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피부질환의 일종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피부만의 문제가 아닌 '면역계 문제'로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이때, 면역력이 조금 떨어져서 - 면역력을 높이는 영양제나 운동이나 생활관리로-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항문 부위에 질환이 나타난 것일까'에 촛점을 맞추어 치료방향을 찾으셔야 합니다.

항문소양증, 항문이 유독 가려운 이유

항문소양증으로 발생하는 가려움증은 그저 외부 감염이나 자극으로 인해 유발되는 가려움이 아닙니다.

연령대,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고, 단순히 몇 가지 검사만을 통해서는 그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시중에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연고를 항문 주변에 바르거나 약을 먹는 것만으로는 근원적인 치료가 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연고의 경우 바르는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이로 인해 항문 주변 피부가 과민하게 되어 항문소양감을 악화시키기도 하여 주의가 필요합니다.

 

항문소양증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질문자님이 눈치 채지 못하고 계신 신체 내부의 특정 이유로 신체 전반적으로 건조해지고 점막이 위축되며 피부가 가려워 진 것입니다.

 

 

주요 증상은 가려움이지만, 그 외에도 항문의 끈적거림, 속옷의 오염, 분비물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대변을 본 뒤에 뒤처리가 깔끔히 되지 않았거나 평소 꼼꼼히 닦지 못해 위생 상태가 불량하여 가려움증이 생겼다고 오해를 하시고 잘못된 관리를 하면서 증상을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오히려 뒤를 너무 강박적으로 닦는 것이 항문 소양증의 악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증상이 항문 부위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진료를 보거나 치료를 받으러 내원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완화되기는커녕 점차 악화된다는 것입니다.

심한 가려움으로 항문 주변과 외음부를 자꾸 긁게 되기 때문에 해당 부위가 국소적으로 부어 있거나 상처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색소침착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장기화된 경우 피부가 두꺼워지고 색소가 탈색되어 하얗게 되는 피부변형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가려움증은 항문 주변에서부터 시작하여 엉덩이, 외음부 뿐 아니라 사타구니 등 주변부까지 넓게 분포하기도 하며, 우울증, 불면증 등과 같은 이차적인 문제까지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항문소양증,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그동안 여러 항문소양증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항문소양증은 인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정도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어서 검사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항문을 가렵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그런 아주 미약한 증상들이 오랜 기간 지속된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상 증상이라 눈치 채기도 어려운 증상들이 내 몸이 충분히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자꾸 빠져나가기만 하게 만드는, 체내 수분이 고갈되는 상태가 지속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항문소양증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을 꼽자면

①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②장이 좋지 않은 경우, ③몸 전체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경우

항문소양증이 잘 발생하거나 쉽게 낫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여기서 말하는 ‘장이 좋지 않은 경우’란 직접적인 소화기 기능자체의 심각한 문제보다 쉽게 배탈증세가 나타나 묽은 변을 보게 되는 것과 같은 경미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행하게 되는 검사로는 확인이 어렵고 오히려 문진, 즉 꼼꼼하게 환자분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확인해 보아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각의 요인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불면증’ 과 같은 ‘수면장애’가 동반되는 분들에게서 피부 전반적으로 열감, 건조감이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항문소양증이 생기게 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이때 말하는 수면장애는 극심한 불면증 외에도 ‘잠 드는데 2~30분 넘게 걸리는 날이 많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하고 몸의 피로가 안 풀리며 활력이 없다‘ 와 같은 경미한 증상들도 포함 됩니다.

예를 들어 몸이 무겁거나 피로가 느껴져 잠을 푹 자보아도 잠을 자는 것으로는 피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면 수면장애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문 소양증의 치료에 약과 주사 외에도 한의학적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 이렇게 불면증 등 수면장애로 인해 항문소양증이 나타난 경우 한약치료로 몸에서 열이 잘 해소되게 만들어주면 수면의 질이 높아지면서 피부 점막 기능이 회복되면서 점차 건조감이 해소되고 가려움증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둘째, 장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장 건강이 좋지 않아서 항문소양증이 악화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과민성 장 증후군이나 대장에 용종이 있는 등의 증상까지 동반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1번 정도 / 대변을 바나나처럼 예쁜 형태로 / 3분 내에 힘을 적당히 주어도 쉽게 / 잔변감 없이 대변을 봐야하는데 이 중에서 좋지 않은 부분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변비기가 있거나 대변이 종종 무르거나 잔변감이 있거나 대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줘야 하는 증상은 심각한 질병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항문 쪽으로 무리가 가고 피부에도 자극이 가서 가려움증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환자분들은 단순히 변비약, 설사약을 먹거나 식이요법이나 유산균을 섭취한다고 해서 꾸준히 대변을 건강하게 잘 보지는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이 경우 지금 당장 대변을 보게 만드는 것이 답이 아닙니다.

▶ 장의 본래 건강상태(기본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는 상태)를 찾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소화 상태나 수면상태, 활동량, 피로도, 스트레스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또한 잘못된 생활습관의 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였으나 직업상, 현재 처해 있는 상황 상 직접적인 교정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이 때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유발된 염증의 원인이 되는 증상(유발된 피로감, 역류성식도염, 소화불량 등)을 해결하기 위한 치료를 진행하면서 면역력 회복을 돕게 되면 일을 하는 동안에는 생활습관 관리를 완벽히 하지 못하더라도 증상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셋째, 피부건조증이 항문소양증을 악화시킨 경우

이런 경우 항문소양증이 생기기 이전에도 몸 전체적으로 피부가 건조하고 약간씩은 가려운 증상이 있어왔던 분들이 많습니다.

외음부와 항문이 모두 가렵다고 하는 분들이 많으며, 원래도 피부가 건조하다는 것은 다른 신체 부위도 가을이나 겨울처럼 건조한 계절에는 약간씩 가렵고 각질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이 상태의 환자분들은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우선, 항문소양증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반드시 과도하게 세정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려움증 때문에 각질이나 진물, 상처가 생기다보니 강박적으로 항문 쪽을 더 자주 씻거나 과도하게 세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피부 자체의 천연보습막이 씻겨나가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항문소양증 때문에 피부가 만성적으로 가렵고 상처가 난 상태라면 단순히 안 씻거나 보습을 한다고 해서 낫는 것이 아닙니다.

▶ 피부 전체적으로, 특히 외음부쪽으로 건조한 증상 자체를 해결해주어야 항문소양증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설명 드려보자면, 한약치료를 통해 앞서 설명했던 ‘수면장애’와 같이 염증을 일으켜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몸에서 수분이 자꾸 빠져나가게 만드는 요인을 치료·관리하게 됩니다.

면역력 향상 치료와 함께 몸에 수분이 잘 머금어 질 수 있도록, 생식기와 다른 건조한 신체 부위에 수분감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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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아토피를 이겨낸 한의사)